“그래서 다음 버스는 언제 온대?"
“엇 다음 버스? 언제지? 곧 오지 않을까?”

옆에 서 있던 아내의 갑작스런 물음에 제대로 답할 수 없었다.

이렇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지난 회차에서 이어지는 꿈들이 가끔 있다. 당연히 두 꿈 사이의 시간적 거리가 가까울 경우엔 꿈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지만, 꽤나 예전 꿈, 심지어는 1년 가까이 지난 꿈 같은 걸 이어받아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할 때에는, 아무리 내가 만들어낸 꿈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순발력이 필요하다. 특히 이 꿈 속에 함께 등장하는 인물이 있는 경우엔 자칫 실수하지 않도록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.

며칠 전 꿈에서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. 꿈 속에서 여러 장면들이 개연성 없이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기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작년에 중단된 꿈이 소환되었다. 그것도 나 혼자가 아니라 아내가 출연하는 꿈이다. 그 순간 내 앞에 펼쳐진 세계가 꿈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. 그래 봐야 꿈일 뿐이니 아무렇게나 행동하면 어떨까 싶지만, 실제로 꿈 속에서는 그렇지 않다. 본능적으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생각뿐.

‘당황하지 말고 우선 주위를 둘러 봐. 뭘 하고 있었는지부터 알아내.’
‘이럴 때일수록 자연스럽게 행동해.’

버스가 저기 멀리서 오고 있다. 우리뿐만 아니라 기다리던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탈 준비를 한다. 하지만 아내와 몇 마디 더 대화를 주고 받았음에도 여전히 우리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, 이 버스를 타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. 다만 저기 다가오는 것이 분명 시내버스는 아니었고, 함께 기다리던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서로 주고 받는 말들을 보아 일상생활의 공간도 아니었던 것 같다. 마치 어떤 추모공간 같은 곳에 들어온 느낌일까. 주위가 보통 때와 비교해서 유난히 조용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지 모르겠다. 하지만 여전히 확실한 단서는 손에 쥔 것이 없다. 기약 없는 다음 회차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밝혀질까?

To be continued…