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난 여름 휴대폰을 이용해서 쇼핑몰에서 양말을 샀다. 그리고 그 순간 지옥문이 열리고 말았다. 그 이후로 인터넷에 연결이 되면 내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든 그 사이트에 광고영역만 있으면 거의 예외 없이 양말 광고가 뜬다. 정말로 세상은 양말 광고가 있는 세상과 없는 세상으로 나누어진다고 해도 좋다. 그 이전에는 솔직히 세상에 이렇게 많은 양말 상표가 있는지도 몰랐다. 이놈의 광고가 지겨워서 차단 버튼을 누르고 이미 샀다거나 관심이 없다거나 하는 등의 피드백을 줬지만 별 소용이 없다. 며칠 지나면 구글이 또 내게 말을 걸어온다.

“형님 양말 필요하지 않수?"
“그게 맘에 안 들면 다른 것도 있다니깐.”

성화에 못 이겨 내가 여기서 덥석 하나 구입해 준다면 이 인터넷 자본주의에 무릎 꿇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지금까진 어떻게든 안 사고 버티고 있지만, 이 소심한 저항이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. 양말 없는 세상에 살 수는 없다. 나도 양말 필요하다고. 하지만 이렇게 졸졸 따라다니면서 하나 사 달라고 호객행위를 하면 사고 싶은 마음이 있다가도 없어지잖아. 제발 적당히 해라.